넷플릭스에서 "지구 상의 위대한 국립공원"이란 5부작 자연 다큐시리즈를 보았다.
다큐는 아프리카 해변부터 일본, 칠레 파타고니아, 케냐의 차보, 미국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만(灣), 인도네시아 구능 레우스르에 사는 다양하고 진귀한 동식물들을 보여주었다. 또한 인간과 함께 사는 생명들에 대한 관심과 경의, 그들의 생존을 위해 인간들이 해야 할 '무엇'을 말해 주었다.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이 있고
들리지 않아도
소리 내는 것이 있다
땅바닥을 기는 쇠비름나물
매미를 꿈꾸는 땅 속 굼벵이
작은 웅뎅이도 우주로 알고 사는
물벼룩 장구벌레 소금쟁이 같은
그것들이 떠받치는
이 지구 이 세상을
하늘은 오늘도 용서하신다
사람 아닌 그들이 살고 있어서
- 유안진, 「용서받는 까닭」 -
약동하는 생명체의 놀라운 순간을 포착해낸 화면보다 경이로운(?) 건 이 시리즈의 내레이터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이었다. 미국에서 7년이 넘게 살면서도 특별히 미국이 부럽다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그들 사회가 부러워진다.
우리는 왜 이런 대통령을 한 번도 가지지 못했을까? 자괴감과 비애가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으론 위 시 속의 '그들이' 살고 있어도 하늘이 인간 세상만큼은 '그들'과 구분하여
용서해서는 안될 것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빌어보기도 한다.
촛불로 세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는 저녁, 창밖이 어두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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