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애인1 곱단님 생일 축하합니다 이젠 서로 팔짱을 낄 일도 없고 술 먹다 눈 마주치면 그 눈빛 못 견뎌서 벽이나 모텔로 벌겋게 숨어들 일도 없고 심야택시 잡을 일도 없고 친구 생일 따위에 따라가 고깔모자 쓸 일도 없고 비 오는 날 우산 들고 기다릴 일도 없고 괜히 등산복 사 입고 산에 갈 일 없고 벅찬 오페라에 돈 쓸 일 없고 웃어줄 일 없고 편지 쓸 일 없고 꽃 이름 나무 이름 산 이름 골목 하물며 당신 초등학교 단짝 이름 암기할 필요 없고 슬프고 아픈 척할 일 없고 군대 태권도 1단증 갖고 강한 척할 일 없고 미래에 대해 설명하거나 설득할 필요 없고 사랑한다 거듭 고백할 필요 없고 없으나 우리가 살아서 서로의 옛날이 되고 옛날의 사람이 되어서 결국 옛날 애인이 될 것을 그날 하루 전에만 알았던들 아내여, - 류근, 「옛날 애인」- .. 2023. 12.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