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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미리석불2

기억 속 폐사지 몇 곳 *경북 감포 감은사터 *경주 무장사터 가는 길 폐사지는 해찰하기 좋은 곳이다. 바람과 햇볕에 그냥 가벼이 몸을 내맡긴 채 천천히 서성거리거나 아무 곳에나 걸터 앉으면 된다. 생성과 성장과 소멸의 사연만 남은, 때로는 아무 내력도 알 수 없는, 남겨진 흔적과 사라진 여백의 조화가 편안한 폐사지는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무언가 충만해짐을 느낀다. (폐사지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사라진 것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남아 있는 것에서 일어나는 스산한 서정이다. 그 폐허에서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생각하는 것은 그 나름의 또 다른 종교 감정이 아닐 수 없다. -유홍준의 글 중에서- 불필요한 뱀다리겠지만, 아내와 나의 종교는 천주교이다. 2020. 7. 16.
지난 국토여행기 27 - 경기도 파주 두 서울을 잇는 통일의 고리, 파주 파주와 문산을 생각하면 군생활을 하던 사촌형을 면회 가기 위해 삶은 닭과 여러 가지 반찬들을 찬합에 눌러 담으시던 60년대 어느 날의 어머니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파주가 어딘데?” “저기 임진강이라고 아주 먼 전방이여.” 같이 따라가고 싶어하는 내게 어머니가 해주신 설명이다. 전방이 어디냐고 하자 “군인들이 스물네 시간 잠도 안자고 총을 들고 서있는 아주 위험한 곳”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나를 겁주어 떼어놓고 싶으셨겠지만 하지만 어린 나는 군인이며 총이라는 단어에 매료되어 더욱 따라가겠다고 떼를 쓰고 나섰다. 그로부터 십여 년 뒤, 정확히 파주는 아니었지만, 임진강변의 한 부대에서 나는 소원대로(?) 총을 메고 보초를 서며 군 생활을 보냈다. 지금은 좋아진 도로 사.. 2013.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