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날1 운동회 삶이란 게 가을 운동회 날처럼 늘 마음 설레게 하는 것이었으면 끝날 무렵 누구나 공책 한 권쯤은 챙길 수 있고 누구나 가족들 앞에 햇살처럼 뻐기고 설 수 있는 그런 날 어쩌다 넘어져서 꼴찌를 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위로받을 수 있고 공정한 출발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해도 좋은 달리기 시합처럼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 또한 그럴 수 있다면 진 편도 이긴 편도 모두 떳떳하게 푸른 하늘을 우러를 수 있는 그런 날들이라면 - 오성호, 「운동회 날」 중에서 - 손자2호의 운동회 날. 만국기 아래 서 본 게 얼마만인지. '조학부모'라는 말이 통용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일까? 행사 프로그램에 할아버지 할머니 차례도 들어있다. 당연히 가족 참가 행사도 있어 손자1호는 형으로서 자못 비장한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2023. 10.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