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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들기2

뗏목을 버린 후에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라.' 부처님의 이 말씀은 다양한 의미와 용도로 인용된다. 60대 중반을 넘긴 나 같은 은퇴 세대에겐 지난 삶의 방식을 털어버리고 이른바 새로운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라는 경구(警句)로도 자주 쓰인다.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나의 직장 생활도 늘 숫자로 표시되는 목표치에 실적을 맞추려는 안간힘의 시간이었다. 나의 '뗏목'은 그것을 위해 떠돌아다닌 모든 발품과 거래처라는 인맥으로 엮은 것이었다. 강을 건너고 난 후 뒤를 돌아보며 연연해 하진 않았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갔고 거래처도 변함이 없이 존재했다. 뗏목은 저절로 버려졌다. 정년퇴직을 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그냥 밤을 새워 보는 거라고 말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있었다. 왜냐하면 뒷날 피곤할 걸 염려해서 한 번도 시.. 2023. 3. 8.
2020년 7월의 식탁 기록적인 더위가 있을 거라던 올 여름 날씨 예상은 긴 장마에 무색해지고 말았다. 7월 내내 높은 습도가 축축하게 몸을 적셨다. 초복과 중복이 지나고 이제 말복만 남은 채 8월에 들어섰지만 장마는 여전히 기세등등, 아침부터 장대비를 쏟아붓고 있다. 7월에도 삼 대가 둘러앉아 매 주 두 끼의 식사를 함께 했다. 더운 밥과 국물에서 번지는 따뜻함은 한여름 염천의 더위에도 더 가깝게 다가앉게 한다. 이 평범한 일상이 늘 평범하게 지속될 수 있기를. 손자친구는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에는 "음!" 하는 짧은 소리와 함께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 세운다. 8월에도 그 '엄치척'의 상쾌한 기운을 받아 장마 뒤에 찾아올 무더위에 대비해야겠다. '견마지로'(?)를 다하자! 2020.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