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초1 겨울이 서있다 아내는 이런저런 김치로 김치냉장고를 채우고 겨우살이 준비를 마쳤다고 흡족해 했다. 김치를 만들고 남은 무청은 버리기 아깝다며 삶아 베란다 건조대에 말렸다. 말라가는 시래기에서 겨울 냄새와 분위기가 느껴진다. 시래기로 무슨 음식을 만들까 알아봐야겠다. 어릴 적 어머니도 겨울이 다가오면 월동준비로 부산해지셨다. 지금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종류도 다양하게 김장김치를 만드시고 연탄을 광에 가득 채우셨다. 마을 사람들이 품앗이로 함께 모여 김장을 하던 날의 떠들석한 분위기가 생각난다. 남자들은 뒷마당에 김장독을 묻을 땅을 파고 김장 양념에 굴을 더해 막걸리를 마셨다. 나는 뒷방에서 친구들과 고소한 배추 꼬랑지를 깎아먹었다. 요즈음 배추는 꼬랑지가 없다. 빼꼽만하게 남은 자리로 보아 있어도 먹을 게 없을 것 .. 2020. 12.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