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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관2

2020년 9월의 식탁 둘째 손자친구가 태어나면서 9월에는 딸아이집에 가는 횟수가 더 많았다. 10월에는 더 많아질 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음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메뉴 개발의 필요가 더 커졌다. 평소 혼자서 밥을 잘 먹는 손자친구는 할머니 앞에서는 먹여달라고 한다. 아내가 먼저 자청한 일인지도 모른다. 교육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게 좋다. 처마 밑 둥지의 제비처럼 밥을 먹여주고 받아먹는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은 평화롭다. 거기에 서로의 '숟가락과 밥그릇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세상을 사는 힘이다. 숟가락과 밥그릇이 부딪치는 소리에 간밤에 애써 잠든 그러나 내 새벽잠을 깨운다 점점 열심히 따스하게 들려오는 숟가락과 밥그릇이 부딪치는 소리가 옆집 어디선가····· 아 그 소리가 좋아라 -이선관의 시, 「.. 2020. 10. 3.
내가 읽은 쉬운 시 45 - 이선관의「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 "깡꿍"은 얼마 전 태어난 외손자 녀석의 태명이다. 딸아이 부부가 발리 여행을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깡꿍(KANGKUNG)은 인도네시아 말로 태국에서 부르는 "팍붕"과 같은 채소다. (우리나라에 없는 채소지만 굳이 해석한다면 '물시금치' 정도?) 병원에서 태어난 깡꿍이가 산후조리원을 거쳐 드디어 우리집으로 왔다. 오는 즉시 녀석은 집안의 모든 분위기를 단숨에 장악하고 자신의 '안락'을 최우선해야 하며 최고로 중요하다는 무소불위의 권위를 세웠다. 녀석이 지시를 내리는 방식은 한가지, 울음이다. 배가 고파도 울고 오줌을 싸도 울고 똥을 싸도 운다. (대변은 세상의 모든 '깡꿍님'을 모욕하는 단어가 아닐까? 반드시 똥이라고 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습도가 높아도 울고 낮아도 울고 더워도 울고 추.. 2016.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