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기1 내가 읽은 쉬운 시 170 - 이중기의「꽃은 피고 인자 우예 사꼬」 며칠 전 집 근처 마트에 갔다가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무슨 상황인지 짐작이 갔지만 정말일까 하여 물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었다. "이렇게 줄서서 한 시간을 기다려도 살 수 있는 게 몇 개 안되요." 바이러스가 불러온 우울한 풍경. 기능성 마스크 하나 없이 지내는 아내와 나의 생활이 새삼 위태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해서 봄이 일찍 온 것 같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근 몇 년에 비해 미세먼지도 없는 날이 많다. 누군가 중국 본토의 공장 가동율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했다. 정확한 진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이라 해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반갑지만은 않다. 결국은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말이므로. 경칩날. 환기를 위해 앞뒤 문을 활짝 열어보았다. 얼굴에 와닿.. 2020. 3.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