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

잠아 오지마라 둘째 손자저하에게 물었다. "어린이집에선 밥(점심) 먹고 나서 뭐 하지?" "잠 자." "그러면 집에선 밥 먹고 나서 뭐 해야지?" "놀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뭔가 나른한 신호가 오는지 부산하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텔레비전을 보겠다고 한다. 요즘 저하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다. 그리고 잠과 맞서기 시작한다. 기세 싸움은 늘 팽팽하다. 잠자리에 들기를 거부하며 저하는 버티고 또 버틴다. 가끔은 먹으면서 조는(혹은 졸면서 먹는) 신공을 보여주기도 한다. 둘째 저하의 모습은 첫째의 기억을 소환한다. 몇 해 전 첫째도 둘째와 비슷한 나이에 동일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졸고, 졸면서도 자러 가는 건 거부했다. 졸면서도 어서 밥을 먹고 키즈클럽에 가겠다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이미 여행 중.. 2023. 5. 30.
오늘은 일찍 자자! 우리 손자들. 일찍 자지 않는다. 아니 너무 늦게 잔다. 직장 가야 하는 부모를 위해서 일찍 좀 자주면 좋으련만 밤 11시가 넘어서도 이러고 논다. 1호가 2호만 했을 때 늦게 잤는데 2호도 형을 따라가고 있다. 평소엔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늦게 자는 것엔 더할 나위 없는 애정으로 의기투합한다. 귀이개를 가지고 엄마한테 가면 엄마는 귀찮다 하면서도 햇볕 잘 드는 쪽을 가려 앉아 무릎에 나를 뉘여 줍니다. 그리고선 내 귓바퀴를 잡아 늘이며 갈그락갈그락 귓밥을 파냅니다. 아이고, 니가 이러니까 말을 안 듣지. 엄마는 들어 낸 귓밥을 내 눈앞에 내보입니다. 그리고는 뜯어 놓은 휴지 조각에 귓밥을 털어놓고 다시 귓속을 간질입니다. 고개를 돌려 누울 때에 나는 다시 엄마 무릎내를 맡습니다. 스르르 잠결에 빠져듭.. 2023.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