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한 때1 한명숙 선생님 따라하기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키친」의 주인공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라고 말한다. 부엌은 음식을 만드는 행위를 통하여 그에게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기운을 얻는 장소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다'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부엌을 좋아한다. 하루에 제법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당연히 매일매일 세 끼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다. 손자저하와 딸아이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메뉴를 정하고, 장을 보고, 재료를 씻고 닦고, 깍둑썰기 반달썰기 어슷썰기 나박썰기를 구분하고, 불의 세기를 조절하고, 끓이고 볶고 삶고 졸이며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은 내게 역동적이면서도 따듯하고 고즈넉하다. 다른 어떤 일보다 정신을 집중하여 빠져들게 한다.부엌.. 2023. 12.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