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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4

2024년 10월 푸껫(끝) 여행 마지막 날.밤 비행기를 기다리는 낮동안 숙소를 벗어나지 않고 그동안의 일정을 복습하듯 보냈다.스파에서 다시 마사지를 받고 식당에서 아침과 점심을 먹었다.체크아웃을 하고 나선 휴게실과 로비를 오가며 책을 읽고 컴퓨터로 한국 오락프로도 보았다. 그래도 저녁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느리게 다가왔다.공항으로 가는 길은 차량 정체가 심했다.1시간 20분 정도 걸릴 거라더니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구글 지도에는 숙소에서 공항까지 거리 47.5km, 소요시간 49분이라고 나와있었다.이번 귀국길은 다른 때에 비해 매우 힘이 들었다.푸껫공항에 들어서면서 아내는 복통을 나는 오한을 느끼기 시작했다.라운지에서는 따뜻한 물만 마시고 일체의 음식을 먹지 않았다. 기내에서도 그랬다.증상은 비행 내내 이어졌고 인천공항에 도.. 2024. 10. 30.
8월의 태국 방콕 여행 여행을 가면가는 곳마다 거기서나는 사라졌느니,얼마나 많은 나는여행지에서 사라졌느냐.거기풍경의 마약집들과 골목의 마약다른 하늘의 마약,그 낯선 시간과 공간그 모든 처음의 마약에 취해나는 사라졌느냐.얼마나 많은 나는그 첫사랑 속으로사라졌느냐.- 정현종, 「여행의 마약」-아내와 숙소 가까운 주변을 맴돌며 보낸 지난 8월의 여행.낯선 시간과 공간에 심어 놓은 '그 모든 처음'의 기억이 다시 여행을 부른다." data-ke-type="html">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data-ke-type="html">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4. 10. 19.
이 봄을 노래 부르세 아파트 화단에 동백이 빨갛게 비치는가 싶더니 노란 산수유가 아스라이 번지고, 그 뒤를 따라 이번엔 목련꽃이 하얗다. 2월 입춘에 들어선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도 다 지나 4월이 낼모레다. 불과 며칠 전 강변을 걸을 때 개나리 꽃몽오리가 맺혀 있을 뿐 벚꽃은 아직이었다. 그런데 오늘 개나리는 물론 벚꽃까지 활짝 피어 있다. 벌써 삼월이고 벌써 구월이다. 슬퍼하지 말 것. 책 한 장이 넘어가고 술 한 잔이 넘어갔다. 목메지 말 것. 노래하고 노래할 것. - 정현종,「벌써 삼월이고」- 꽃이 쏟아져나오 듯 숨 가쁘게 핀다. 겨우내 조용했던 강변엔 봄이 불러낸 '사람꽃'들도 가득하다. 봄이 다하면 바투 여름이 뒤이어 오고 어느새 구월이 또 넘어갈 것이다. 즐거이 노래 부르지 않으면 꽃은 그냥 피었다 지고 세.. 2024. 3. 28.
그때 왜 좀 더 사랑하지 않았을까?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숭례문은 우리 사회와 시대를 장악한 물신 숭배의 폭력에 쓰러진 '숭례(崇禮)'의 주검입니다. 그것이 꼭 국보1호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지니지 않은, 산골에 버려진 폐가였다 하더라도 악마의 혓바닥처럼 넘실거리는 불꽃에 스민 세상과 인간의 광기는 너무 끔찍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비참해지고 나서도 왜 변함없이 아귀다툼의 메마른 목청만 높이는 것일까요. 무너져버린 숭례문을 복원하지 말고 차라리 그대로 놔두는 것은 어떻겠는지요. 서울 한복판을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대신하여 무너진 숭례문을 보면서 참회하고 뉘우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불타버린 잔해라 하더라도 참다운 국보 1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시급히 복원해야 할 것은 결코 숭례문이라는 '건물'만이 아닐 겁니다. 지난 파일을 뒤져.. 2013.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