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한 사발1 내가 읽은 쉬운 시 118 - 박규리의 「죽 한 사발」 날씨가 더없이 좋았던 주말.오래간만에 후배와 부부 동반으로 만나 가벼운 산책을 했다.우리처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산 경험이 있는 부부였다. 그래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을 "와! 꼭 샌디에고 날씨 같아."라고 표현할 때 그 말속에 들어있는 풍경과 감성과 추억을 격하게 공감할 수 있다.공감할 부분이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늘 흥겹다.산책 후 단골 북카페에 앉아 커피와 함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두서없고 부담도 없는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신명 나게 이어졌다.일요일 아침 늦잠을 잤다.아내와 둘이서 동이 틀 무렵까지 사촌형수가 보내준 햇마늘을 깐 탓이었다.커튼을 여니 하늘이 어제처럼 눈부셨다.바람에 나뭇잎들이 흔들리며 무수한 반짝임으로 햇빛을 받아내고 있었다.냉장고에 흔한 재료를 모아 멸치 육수.. 2019. 6.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