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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2

한여름 한낮 - 종묘와 그 부근 종묘(宗廟)는 조선 시대 역대 왕과 왕비, 그리고 죽은 뒤 왕으로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를 봉안한 사당이다. 정문인 창엽문(蒼葉門)은 정면 3칸으로 아담하다. 이제까지 단순 출입문으로만 생각했는데 '푸른 잎'이라는 이름을 알고나니 초록 가득한 이 계절과 잘 어울려 보인다. 창엽문을 들어서면 길게 박석이 깔린 길이 펼쳐진다. 길의 가운데는 혼령이 다니는 신로이고 , 오른쪽은 임금이 사용하는 어로(御路), 왼쪽 길은 왕세자가 사용하는 세자로(世子路)이다. "종묘에서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제례의 절차를 암시하고 행위를 지시하는 상징과 암시의 길이다. 즉, 길은 제향을 위한 통로로서 종묘에서 길을 이해하는 것이 제례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종묘를 이해하는 길이 된다." - 한국문화유산 답사회, 『답사.. 2022. 8. 5.
봄바람 지금은 봄꽃이 거의 절정이지만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봄은 아직 꽃몽오리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날씨는 화창하기 그지 없었다. '이런 날 집안에 있는 것은 죄악'이라고 아내를 부추켜 강변길로 나섰다. 터질 듯 팽팽하게 부풀어오른 아파트 화단의 백목련과 산수유. 물오른 강변의 버드나무. 잔물결에 일렁이는 햇볕에까지 봄은 어느 샌가 세상에 봄 아닌 것이 없도록 은밀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친구 부부들과 모임을 갖고 창경궁과 창덕궁을 걸었다. 거기서도 옛 왕궁의 근엄함을 다독이는 봄기운에 취해야 했다. 아내가 좋아하는 은근한 노란색의 산수유.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 이웃집 점순이가 "뭣에 떠다 밀렸는지" 주인공의 어깨를 짚고 그대로 함께 픽 쓰러지며 파묻히던 알싸한 향내의 노란 동백꽃 속, 그.. 2015.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