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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김치볶음밥2

한 술만 더 먹어 보자 20 켄로치 감독의 영화 >은 내전을 피해 영국 폐광촌으로 이주한 시리아 난민들과 마을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화해를 그렸다. 영화 자체는 이제까지 켄로치 감독의 영화완 달리 결말이 상투적으로 밍밍했지만 영화 속의 말 한마디는 기억에 남았다."함께 먹을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When you eat together, you stick together)."함께 나누는 식사 한끼는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마법이 되기도 한다.성경 속 예수님도 자주 누군가와 함께 먹고 마시며 등장하지 않던가.공동체의 식사는 하느님 나라를 알리는 중요한 방식이자 상징이었다.가족도 혈연으로 맺어져 한솥밥을 먹는 식사공동체로 완성되는 관계다.김치찌개 하나 둘러앉아저녁 식사를 하는 식구들의 모습 속에는하루의 피곤과 침침한 불빛을 넘어서는어떤.. 2024. 11. 9.
11월의 식탁 하루 한 번 묵주기도를 올리는데 분심(分心)이 가득하다.중간에 다른 생각을 따라가다 황급히 돌아오지 않고 집중해서 끝내본 적이 거의 없다. "내가 기도를 받는 입장이라면 '야 정신 사납다. 그 따위로 기도할려면 치워라'하고 돌아앉을 것 같다"고 아내에게 이야기 하니 웃는다.그래서 간단명료하고 짧은 화살기도를 자주 올리기로 했다."오늘 끓이는 콩나물국이 맛있게 해주세요.""아내와 하는 산책을 무사히 마치게 해주세요.""마트에서 맛있는 귤을 고르게 해주세요."산만해질 틈이 없어 좋긴 하지만 너무 쪼잔한 것도 같다.'거룩한 것은 단순하다'고 하던가.혹 나의 단순한 기도도 그 거룩한 것에 묻어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내가 하는-음식을 만들고, 산책을 하고, 장을 보는-작은 일들이 한결 즐거워졌다는 사실이다.".. 2020.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