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꼰띠오1 내가 읽은 쉬운 시 153 - 정끝별의 「첫눈」 올해 첫눈이 내렸다. 눈이 내렸다고 했지만 허공에 반짝이는 흰 비늘 몇 조각만 보았을 뿐이다. 그나마도 땅에 닿자마자, 아니 땅에 닿기도 전에 녹아버린 듯 흔적도 없어졌다. 오후에 아내와 양재시민의 숲을 걸었다. 단풍은 거의 지고 눈은 쌓이지 않은 초겨울의 숲은 적요로웠다. 우리들이 나누는 목소리 사이로 우리가 내딛는 발자국 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최근에 텔레비젼에서 아프리카에 사는 치타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본 적이 있다.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게 달린다는 치타의 사냥 성공율은 겨우(?) 20%라고 한다. 다섯 번에 네 번은 심장이 터질 듯한 전속력으로 달려도 실패를 하는 것이다. 실패와 거기에 따르는 허탈은 일상의 대부분일 터이다. 하지만 그의 생존은 20%의 성공에 달려 있다. 거기에 새끼.. 2019. 12.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