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스 브렌타노1 제주살이 11 - 내 손자, 내 친구들 '육짓것'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 섬사람들이 육지 사람들의 못마땅한 행태나 그들이 가져온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거부와 저항을 나타내는 표현일 것이다. 육지 사람이라거나 육지 문화와는 어감부터가 다르지 않은가. (반대의 경우로 '섬것'이라는 말도 마찬가지겠다.) 제주 여행 전 아내와 일상 속 걱정, 불안, 불만, 원망 같은 구질구질한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이나 소망까지를 '육짓것'으로 정리했다. 그것들 일체를 장롱 서랍 속에 넣어 두고 앞으로 한 달어치의 제주 여행만을 트렁크와 머릿속에 담아 가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실제로 제주에 와서 거의 그렇게 되었다. '육짓것'들을 까맣게 잊고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지냈다. 의도적으로 노력한 것이 아니라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이 저절로 그렇게 만들어주었.. 2021. 10.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