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잔치국수1 내가 읽은 쉬운 시 94 - 김승희의「향연, 잔치국수」중 어수룩하게 넓은 국수 막사발에 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 소반에 건져놓은 하이얗게 사리 지은 국수를 양껏 담고 그 위에 금빛 해 같은 노오란 달걀 지단 채 썰어 올려놓고 하이얀 달걀 지단 따로 채 썰어 올려놓고 파아란 애호박, 주황빛 당근도 채 썰어 볶아 올려놓고 빠알간 실고추도 몇개 올려드릴 때 무럭무럭 김나는 양은 국자로 잘 우려낸 따스한 멸치장국을 양껏 부어 양념장을 곁들여내면 헤어진 것들이 국물 안에서 만나는 그리운 환호성, 반갑고 반갑다는 축하의 아우성. 금방 어우러지는 사랑의 놀라움, 노오란 지단은 더 노랗고 새파란 애호박은 더 새파랗고 빠알간 실고추는 더 빠알갛고 따스한 멸치장국, 아픈 자, 배고픈 자, 추운 자, 지친 자 찬란한 채색 고명과 어울려 한사발 기쁘게 모두 모두 잔치국수 한사발 두 .. 2019. 3.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