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국수2 2025 Nha Trang 6 국수를 먹지 않거나 국수 문화가 없는 나라가 있을까?아무 땅에나 푹푹 꽂으면 살아나 꽃을 피우는 개나리처럼 국수는 적응력과 생명력이 뛰어나다. 어느 지역이나 어느 식문화에서도 그 지역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로 그에 알맞은 조리법이 개발되며 모양과 맛이 다른 다양한 국수가 만들어진다.특히 베트남은 풍부한 일조량과 강수량으로 다양한 야채와 과일이 자라고, 쌀은 삼모작이 가능하며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1,600km의 긴 해안선에선 온갖 해산물까지 풍족하여 다양한 국수가 탄생할 수밖에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외부에서 들어온 식문화를 자신의 것과 융합시켜 또 다른 음식을 만들어내는 베트남 사람들의 창조성이 더해지며 베트남의 식문화는 더욱 다양해졌다. 같은 국수라도 저마다 짜 넣는 라임, .. 2025. 4. 9. 「황홀한 국수」 반죽을 누르면 국수틀에서 국수가 빠져나와 받쳐놓은 끓는 솥으로 가만히 들어가 국수가 익듯, 익은 국수를 커다란 소쿠리째 건져 철썩철썩,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듯, 손 큰 내 어머니가 한 손씩 국수를 동그랗게 말아 그릇에 얌전히 앉히고 뜨거운 국물을 붓듯, 고명을 얹듯, 쫄깃쫄깃, 말랑말랑 그 매끄러운 국숫발을 허기진 누군가가 후루룩 빨아들이듯, 이마의 젖은 땀을 문지르고 허, 허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물을 다 들이키고 나서는 빈 그릇을 가만히 내려놓은 검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듯, 살다 갔으면 좋겠다 - 고영민, 「황홀한 국수」 - 한 사발 국수를 제대로 만들어내기는 내겐 아직 쉽지 않은 일이다. '황홀한 국수'처럼 살기는 더욱 어렵다. 나이가 들었어도, 혹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2022. 5.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