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식탁1 2020년 6월의 식탁 어떤 밥을 어떻게 먹느냐는 어떤 생을 어떻게 영위하고 있는가와 같다. 밥이 재화의 굴레에 갇히고 함께 둘러앉는 밥상머리의 온기에서 멀어질 때 생은 유효기간에 임박한 편의점 도시락을 허겁지겁 삼키는 행위처럼 위태로워진다. 텔레비젼과 인터넷 속에 밥의 정보는 넘치지만 그 넘침을 반성의 눈으로 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6월에도 3대가 함께 하는 일요일 저녁식사를 가졌다. 코로나로 시작된 우리 가족의 이 의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재료를 사고 가다듬어 음식을 만드는, 식기에 담아 밥상 위에 올리는, 그리고 마침내 먹는 일까지, 소박한 매 과정마다 흥겨운 수다와 싱싱한 기운이 맑은 샘물처럼 흘러나온다. '멸치똥 같은 날들이어도 유순한 눈빛으로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하자는 시인의 말.. 2020. 7.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