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OW WORK1 『그림자 노동의 역습』 80년대 초 나는 지방의 공장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공장이 몰려있는 공단은 보통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이 드물었다. 외근을 하기 위해선 부서 공용 차량 신청서를 쓰고 결재를 받아 운전수와 함께 가야 했다. 운전면허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외 공문은 팩스도 없던 시절이라 텔렉스를 이용했다. 텔렉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있었다. 그 시절엔 텔렉스 '요원'을 양성하는 학원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 이른바 '마이카 시대'가 열렸다. 운전면허증이 없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처럼 보였다. 약삭빠른 운전학원은 직장인들을 위해 공장까지 찾아와 점심시간을 이용한 '합격 보장'의 출장 강습을 해주었다. 면허증을 받고 저마다 크고 작은 차를 장만한 후에는 자신들의 차를 직접 몰고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팩스를 .. 2021. 6.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