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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딸아이와 보낸 시간

by 장돌뱅이. 2014. 10. 8.

한국에서 머문 시간.
짧아서 아쉬웠기에
밀린 방학 숙제를 하는 것처럼 .
딸아이와 이런저런 시간을 만들어보았다.
딸아이는 자주 과장된 몸짓과 장난으로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대학로를 찾았다..
신파에 가까운 연극.
어떠랴.
아내와 딸은 울었고
나는 체면을(?) 위해 미련스럽게 버티려고 했다.
"가족, 그 따뜻한 위로 " 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인사동길에서 호떡을 사먹기도 했다.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던 딸아이는
줄밖에 서있는 내게 "여자가 기다리는 법이 어디 있어?"라고 했고
나는 "니가 무슨 여쟈냐? 딸이지." 했다.

길을 따라 늘어선 가게들을 기웃거렸다.
딸아이가 어버이날 선물로 개량형 한복을 사주었다.
한벌을 사주겠다는 걸 우겨서 겨우 웃도리만 샀다.
흰색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를 입어보는
아내에게 딸아이가 유관순누나 같다고 해서
배꼽을 잡았다.

닭발 안주에 막걸리를 마시고 된장비빔밥을 먹었다.
다시 인파 속으로 들어가 함께 흘러다녔다.
평범한 그리고 흡족한 저녁.

다른 날.
딸아이는 설정샷도 자연스런 익살로 받아냈다..
셔터를 누르며 뒷쪽 산 언덕의 연두빛 나뭇잎과
하얀 봄꽃이 딸아이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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