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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세월호연장전

by 장돌뱅이. 2015. 4. 16.

4월11일에 세월호 연장전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4월16일이다.

그것이
연장전(延長展)이건
혹은
연장전(延長戰)이건
아니면 연장전(鍊匠展)이건
또는 연장전(鍊匠戰)이건 필요한 시간이다.

   고혼(孤魂)들 어디를 떠돌고 있는지
   천길 바닷속, 어느 슬픈 심연을 떠돌고 있는지
   어느 봄 어느 가을 한 줄기 햇살 되어
   모질고 고통스런 이 땅에 다시 오려는지
   온 영혼을 쥐어짜보아도 모든 언어가 부질없다

   적당히 그럴듯한 말로 가장 추한 것을 감추고
   보상이니 추모니 피 냄새 나는 지폐로
   생명을 계산하는 동안
   부정한 힘과 제도와 미친 속도는 여전하고
   배 가라앉을 때 함께 가라앉은 진실도 양심도
   망망대해 떠내려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한 나라의 존엄은 사람의 생명을 어떻게 보느냐에 있고
   한 나라의 통치는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안전한가에 있다

   언제 멈출 것인가
   타락한 솜씨와 노회한 바퀴들의녹슨 삐걱임 소리
   어떤 시간으로도 녹일 수 없는 분노와 슬픔으로
   오늘을 호곡한다

   - 문정희의 시, "봄도 저만치 피멍으로 피어있다" 중에서 -
                                               (4월16일자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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