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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4월18일 세월호 추모집회

by 장돌뱅이. 2015. 4. 20.

 

 

오후 세시 세월호 추모집회.
할 수 있는 일이 집회에 머릿수 하나 보태는 일이라는 사실에
부끄럽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주중의 연이은 술자리로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아내와 시청 앞으로 나가 보았다.

노래패의 공연과 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 그리고 함세웅신부의 말씀이 있었고
송경동 시인의 시낭송에 이어 세월호 유족 한 분이 올라오셔서
가씀 찢어지는 절규를 토해냈다.

이어 사회자가 올라와 비통하면서도 다급한 목소리로
광화문 앞 농성 중인 유가족이 연행되는 상황이라
더 이상 집회 진행이 불가하다고 했다.

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광화문으로 향했다.
광화문 사거리에는 벌써 경찰들이 장벽을 치고 있었다.
진입은 불가해 보였다.
사람들은 유족들과 만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며 진입을 시도했다.

장벽 앞에 아내와 잠시 서성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에서는 경찰들의 물대포와 최루액에도 물러서지 않는 시민들의 소식을 전했다.
밤 열한시가 되어서야 시민들이 유가족들과 재회를 하는 모습을 인터넷으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의 힘으로 높다란 장벽을 지나 고립된 유가족들과의 만남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레 짐작만으로 일찍 물러선 것을 아내와 부끄러워 했다.

그리고 아내와 집회장에서 사 온 추모음반을 들었다.
눈물이 났다. 아내도 그랬다.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놓을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윤민석 작사 작곡, "잊지 않을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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