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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봄꽃 한송이

by 장돌뱅이. 2026. 3. 8.

의자에서 일어설 때는 괜찮은데 언제부터인가 바닥에 앉았다가 바로 일어날 때는 무릎을 손에 잡고 나도 모르게 용을 쓰는 소리를 내게 된다. 예전 연로하신 어머니가 그러셨다.
"내가 이제 할아버지가 되었나?  일어설 때마다 아구구구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네."
 옆에 있던 아내가 웃는다.

"당신 할아버지 된 지 오래야. 몰랐어?"

봄이 봄다워지기까지
언제고 한번은 이렇게
몸살을 하는가보다
이 나이에 내가 무슨
꽃을 피울까마는
어디서 남몰래 꽃이 피고 있기에
뼈마디가 이렇게 저린 것이냐

- 정희성,「꽃샘」-

꽃샘추위 속 양지바른 비탈에 노란 초롱불이 한두 개 켜졌다.
개나리를 닮았지만 개나리 보다 먼저 피는 영춘화(迎春花)다.
봄꽃 한송이가 백 가지 꽃을 불러온다(迎春一花 引來百花開)고 했다.

어느새 할아버지가 된 나도, 요란한 세상도 뼈마디 저린 봄이다.
꽃과 함께 좋은 소식도 백 가지쯤 흘러넘치는 새봄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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