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 오후 한국에서 부친 이삿짐이 도착하였다.
한국에서 태평양을 건너 롱비치까지 오는 시간보다 롱비치에서 샌디에고까지 오는 시간이 더 걸렸다.
통관과 검사 때문이라고 한다.
짐은 얼마되지 않았다. 오래 있으리라는 예상을 안 하고 왔으므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것, 게다가 쓰다가 버리고 가도 아까울 것 없는 것만을 가지고 왔으므로.
짐을 풀고보니 짐보다 짐을 싼 종이박스가 더 많았다.
필요 없는 것 같지만 필요한 것을 위해 필요한 것, 그래서 중요한 것.
지루한 반복의 일상도 종이박스처럼 소중한 무엇을 위해 필요하면서도 필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짐을 풀어 이곳저곳 제자리에 정리를 하였다.
책상을 조립하여 앉고보니 이제까지 앉은뱅이 밥상으로 대신하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아내가 함께 있다면 더욱 편안할 것이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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