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으로 감춘......^^
혼자서 압구정 골목에 들어셨다.
별로 아는터도 없는지라 어디를 가야할지...
골목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이름들이 낯설지가 않은것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뒤질 때 보았던 때문이다.
언제쯤부터였는지 모른다. 한 10년전쯤??
눈가가 점점 처지면서 수술을 결심하기는 했는데
당최 얼굴에 칼을 댄다는게 겁이 덜컥나서 마음만 먹고는 매번 용기를 못냈었다.
이번 겨울, 이번 겨울만 하다가...
두군데서 상담을 받고는 그냥 집에 돌아왔는데
또 이러다 못하지싶어서 전화를 걸어서 아예 예약을 잡아버렸다.
15일 후.
나는 떠밀리듯 수술대에 누워있었다.
남들은 큰 수술로도 여기지않는 상안검 수술을
무진장 겁먹은 얼굴로 온몸에 긴장을 한채로.
1시간 반 정도쯤이나 지났을까.
회복실로 옮겨서 냉찜질을 하고 썬글라스를 끼고 나왔다.
기다리던 딸아이가 좀 보자해서 용감히 썬글라스를 벗어보였더니
하는 말이 걱정스럽게 "엄마, 당분간은 거울은 보지않는게 좋겠어. "
딸아이가 많이 놀란 눈치다.
수술을 했다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의 경우
몇 달이 지난 상태의 사람들만 만났어서 난 수술 직후의 모습이 그런 줄 몰랐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들 지내고 있었단 말인가...
그 충격은 미리 예상치 못한일이라서 더 컸다.
하긴 생살을 없앴는데...
며칠을 얼음찜질과 연고와 거울을 끼고서 살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절대 안했을거라고 씩씩거리면서.
남편을 만날 일이 걱정이기도했다.
일부러 한달넘게 여유를 두고 했건만 부기가 빠지는 것은 어림도 없는 기간이란 것을
수술을 하고나서야 직접 경험으로 알았다.
이제 두 달 경과.
외출을 할 때는 뿔테 안경을 끼고 나간다.
날 보며 걱정을 태산같이 하던 내 동생도 이제는 본얼굴이 되돌아왔다고 하기도하고.
아직은 거울을 볼 때마다 낯설지만 이제 이얼굴에도 익숙해질 때가 있으리라.
(2011.6)
일상과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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