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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저녁 노을

by 장돌뱅이. 2013. 9. 8.

 

 

아내와 집주변을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
저녁 노을이 찬란하다.
아내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탄성을 지르다 핸드폰에 담아 보았다.
노을을 보면 나는 자주 고향노래를 흥얼거리곤 한다.
이곳이 미국이라서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랬다.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 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고개 넘어 또 고개 아득한 고향
   저녁마다 놀 지는 저기가 거긴가
   날 저무는 논길로 휘파람 불면서
   아이들도 지금쯤 소 몰고 오겠네

언젠가 딸아이가 어렸을 적
차를 몰고 가며 (그때도 노을이 있었던가?)
이 노래를 부르고 나자 뒷좌석에 있던 딸아이가 던진 말이
아내와 나를 크게 웃겼다.

"그거 무슨 노래야? 꼭 탈북자들 노래 같네." 

하긴,
해 저무는 논길을 따라
아이들이 소를 몰고 오는 풍경은
이제 우리 농촌에서 사라진지 오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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