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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달리기와 걷기

by 장돌뱅이. 2013. 8. 19.


오따이 렌치 몰 OTAY RANCH MALL이라는 곳이 있다.
서점과 음식점, 옷와 화장품 가게.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 용품점, 백화점 등이
몰려 있는 곳이다. 집에서 한 6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휴일 오후 아내와 함께 그곳까지 걸어가 보았다.
한 시간 남짓 걸렸다. 그곳에서 아내는 혼자 쇼핑을 하고
나는 달리기로 집으로 돌아와 차를 가지고
다시 그곳으로 갔다.

집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코스트코 COSTCO 를
비슷한 방법으로 다녀온 적도 있다.
앞선 경우와 다른 것은 내가 먼저 차를 운전하여
코스트코 주차장에 세워놓고 집까지 달려와
아내와 함께 다시 걸어서 코스트코까지 갔다는 것이다.

걷기와 달리기의 조합으로
체력이 다른 아내와 내가 서로 적절한 양의 운동을 즐기고
일상에 필요한 물건도 사오는,
최근에 아내와 내가 개발한(?) 방법이다.

차를 타고 지나며 보는 풍경과
달리거나 걸으면서 느끼는 풍경은
같은 공간이라도 전혀 다르다.

속도가 늦어질수록
주변의 모습은 더욱 상세하고 풍부해진다.
가끔씩은 놀라우리만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늘 보아도 질리지 않는
푸른 하늘과 구름.
햇살과 바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그림자.
울타리 밑 화단에 무리지어 피어난 풀과 꽃.
우리처럼 걷거나 달려 지나가는 사람들.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

그런 시간엔,
이런저런 까닭과 복잡하게 얽힌 사연으로,
그리고 날을 세운 큰 목소리들로
온통 시끄럽기만 하여
전혀 대책 없어 보이는 세상이,
사실은
어떤 거대하고 조화로운 음율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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