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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2

기러기 저녁나절 한강을 산책하다 허공을 나는 한 무리의 기러기를 보았다. 기러기 떼는 동쪽 한강 상류 쪽에서 날아와 서남쪽 빌딩 너머의 하늘로 사라졌다. 서울 인근에도 기러기가 살고 있는지 아니면 남쪽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서울이 고향인 내게 기러기는 어릴 적부터 생활 속에 자연스레 스민 정서라기보다는 책이나 TV를 통해 배운 지식이다 아래 글에는 기러기가 날면서 내는 울음소리가 아래 글처럼 '쇄쇗 쇄쇗'이라고 나오지만 다른 책에는 '과아한 과아한'이나 '큐위이 큐위이' 라고도 나온다. 어느 것이 진짜 소리에 가까운지 나는 들어본 적이 없으므로 판단할 수 없다. 그래도 기러기가 날아가는 가을밤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모닥불은 계속 지펴지는 데다 달빛은 또 그렇게 고와 동네는 밤.. 2021. 12. 8.
비가 그치다 차츰 서쪽 하늘 환해지더니 뭇 새들 하늘에 날아오르네. 젖은 구름 아직도 안개를 내리고 나뭇잎은 우수수 소리를 내네. 기운 국화 이제야 바로 서려 하고 비 맞은 석류 윤기가 반(半)은 덜하네. 어느 새 석양이 뉘엿뉘엿 지고 먼 길에선 장사꾼 외치는 소리 (漸漸西天豁 飛飛衆鳥生 濕雲猶細霧 風葉忽群鈴 讹菊初思整 洗榴半減明 於焉已夕日 遠道商人聲) - 유금,「비가 그치다(雨歇)」- 어제 오후부터 듣기 시작한 비가 밤에도 가끔씩 뿌리더니 날이 새자 씻은 듯이 물러가고 하늘이 온통 파랗다. 물오른 나무에 초록의 바람이 흔들리고 햇살이 부서진다. 나들이 하기 좋은 날이다. 아내는 혹시나 손자에게 코로나를 옮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외출과 사람 만나는 것을 최소한도로 줄이고 있다. 식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가고 나와 .. 2020.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