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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2

제주살기 5 - 강정마을을 지나며 제주도 올레길 7코스를 따라 강정마을을 지날 때 이제까지 올레길이 주었던 '제주스런' 고즈넉함과 평화로움은 사라지고 문득 '아, 그렇지! 강정마을!' 하는 긴장 섞인 깨달음에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었다. 일상에 파묻혀 어느덧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단어들 - 생명과 자연과 평화. 한 때 우리 사회에 그런 단어들의 총체는 강정마을이었고 구럼비 바위였다. 솔로몬의 모든 영광이 들꽃 한 송이만도 못하다고 성경은 가르친다. 생명 이상의 가치는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2011년 조용한 어촌마을 강정에 갑자기 거대한 군사 기지 건설을 위한 철조망이 둘러쳐졌다. 일 년 뒤엔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와 처절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십 만년 동안 그 자리에 있어온 폭 1.2km의 거대한 구럼비 바위가 폭음과 함께 사라져.. 2021. 10. 2.
바람 부는 제주2 (끝) 강정마을 강정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마을 곳곳에 붙여지고 세워진 현수막과 깃발의 글귀들이 알려주고 있다. 며칠의 휴가를 이곳에 찾아가 기도를 하는데 써버린, 그래서 먹고 놀다만 온 우리의 제주여행을 부끄럽게 한 분을 알고 있다.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은 나가라는 말에 주민등록지를 아예 그곳으로 옮긴 신부님도 있다고 한다. 주민들이 마을 일에 가장 일차적인 당사자이긴 하지만 꼭 강정마을에 살지 않아도 내가 사는 국토의 한 부분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나를 누구의 국토라 말하지 마라 어느 누구의 배타적 영토라 말하지 마라 그들은 그 국토 안에서 다시 수많은 국토와 수많은 정부를 두어 생명을 분리하고 분열시켰다 나는 그 죽음의 이름을 떠나 푸른 파도 가운데 있으리라 국토는 .. 2013.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