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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파스타2

'명품' 파스타 만들기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일은 처음 만나는 여행지와 비슷하다. 낯선 재료를 , 낯선 방법으로 조리한, 낯선 풍미의 음식은 초행길의 여행에서 느끼는 긴장감이나 성취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부엌을 차지한 지 제법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나의 음식 솜씨는 '내비를 보고 운전하는' 초보 수준이다. 하지만 직접 만든 음식에는 맛집에서 사 먹는 음식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서가 깔려 있다고 믿는다. 혼자 사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혼밥'이라는 말이 생겨났지만 밥은 기본적으로 함께 먹는 상대가 있는 행위다. 그 '함께'는 먹을 때만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혼자서는 물에 맨밥을 말아 고추장에 마른 멸치를 찍어 먹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그럴 수 없는 게 인지상정이다. 같은 조리법을.. 2022. 3. 23.
상상력 고등어 파스타. 두 해 전 요리를 배울 때 알게 된 음식이다. 초보들을 위한 수업이었으니 이미 검증된 음식이었겠지만 처음엔 '고등어?' 하며 의아해했다.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고등어의 고소한 맛과 미끈한 파스타 면은 상상 이상으로 잘 어울렸다. 요리책에서 본 귤된장무침도 그랬다. 귤과 된장의 조합이 어색할 것 같았지만 새콤달콤하고 구수하여 반찬으로 그만이었다. 생각해보면 보편적 생각을 뛰어넘는 음식들이 많다. 제주도의 갈치회나 갈칫국이 그렇고 고등어회도 마찬가지다. 독성이 있는 복어를 음식으로 만든 사람들의 상상과 용기는 대단해 보인다. 복어 맑은 탕에 미나리를 올리는 건 상상이라기보다는 작은 솜씨이지만 기발해 보인다. 누가 맨 처음에 이런 조합을 생각했을까? 문.. 2021.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