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쉬운 시 91 - 고운기의「비빔밥」
우리나라는 비빔밥의 천국이다. 생각해보면 비벼먹지 않는 것이 없다. 여러가지 나물(채소)과 달걀 지단과 볶은 소고기를 고명으로 얹어내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비빔밥은 맛 이전에 색깔의 조합도 아름답다. '꽃밥'(花飯)이라는 별명을 붙일만하다. 이외에 육회비빔밥, 멍게비빔밥, 꼬막비빔밥, 낙지비빔밥, 회비빔밥, 보리열무김치비빔밤, 산채비빔밥, 생채비빔밤, 야채비빔밥, 두부비빔밥 등등 - 뭐든 넣고 고추장에 참기름이나 들기름 혹은 간장양념장과 함께 썩썩 비비기만 하면 된다. 버터도 우리나라에 와서 '빠다비빔밥'의 재료로 쓰였다. 어린 시절 독수리가 그려진 기름종이에 싸인 미제 빠다를 따근한 밥에 넣고 달걀과 장조림 간장을 넣어 비벼 먹던 기억이 있다. 옛 문헌에는 요즈음은 보기 드문 종류의..
2019.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