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

보름달 속의 반달 제주도에서 귤을 구입했다. 양이 한 박스나 되니 까먹는 것 이외에도 소비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인터넷과 책으로 귤 요리를 찾아보았다. 이미 알고 있는 귤된장무침을 포함하여 샐러드에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들이 나와 있었다. 눈 내린 거름더미 귤껍질 소복 멀리 제주도에서 뭍을 향해 던진 반달 꽉 찬 공들 방방곡곡 수천수만의 입에서 터지는 오, 향기의 파편 스트라이크! -함민복, 「귤」- 손자와 나눈 수수께끼, "겉은 보름달인데 속엔 반달이 들어 있는 것은?"과 비슷한 이미지가 함민복의 시에도 들어 있다. 반달을 채운 수천수만의 파편이 터지며 입 안에 번지는 새콤하고 싱싱한 향기! 2022. 1. 8.
제주살이 3 - 청귤청 만들기 제주도에서 9년간 귀양살이를 한 추사 김정희는 자신이 살았던 집을 귤중옥(橘中屋)이라 불렀다. 귤나무 속에 있는 집이라는 뜻이겠다. 귤은 오직 제주도의 전유물이고 겉과 속이 다 깨끗하고 우뚝한 지조와 꽃답고 향기로운 덕이 다른 것들과 비교할 바가 아니어서 당호(堂號)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사의 눈에 아름다운 서정으로 가득한 귤은 당시 제주 백성들에겐 고통을 가중시키는 진상품 중의 하나였다. 육지의 중앙 권력은 귤의 생산·운송·분배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통제했다. 귤나무에 열매가 맺히면 꼬리표를 달고 숫자까지 기록하였다. 백성들은 열매가 없어지면 엄한 처벌을 받아야 했다. 때문에 백성들은 귤나무를 더 심으려고 하지 않았고, 더운물을 끼얹거나 송곳으로 구멍을 내어 죽이기도 했다. "중앙 권력은 귤을 .. 2021.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