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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2

비에 젖다 어제 한강에서 자전거를 탔다.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었고 하늘도 꾸물거리는 상태였지만 한두 시간 안으로는 안 올 것이라는 생각에 무방비로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 일단 다리 밑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졌다. 조금 더, 조금 더 하고 기다렸지만 비는 쉬이 잦아들 기세가 아니었다. 기다림이 의미가 없어 보였다. 우산을 가지고 마중을 오겠다는 아내의 제안을 거절하고 그냥 빗속으로 나서기로 했다. 지붕이 되어주었던 다리 그림자를 벗어나자 차가운 비가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었다. 그러나 첫 몇 방울이 예민하게 느껴졌을 뿐 이내 감각이 둔해졌다. 몸이 흠뻑 젖게 되면서부터는 시원스러운 쾌감까지 생겨나 오히려 비를 즐기며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갇혀 있던 다리 아래의 작은 공간에서는 미처 생.. 2021. 6. 4.
기도하는 사람들 그들을 보니 덩달아 마음이 편안해지고, 한편으로는 그런 절실함이나 경건함, 겸손함도 없이 그냥저냥 사는 내 자신이 부끄럽거나 두려워지기도 했다. 그들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불교와는 상관없지만 언젠가 귀동냥으로 들은 복음 성가의 한 귀절을 소리 낮춰 흥얼거려보았다. 기도는 우리의 안식. 빛으로 인도하리. 앞이 캄캄할때 기도 잊지마세요. (2006) 2017.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