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2 내가 읽은 쉬운 시 148 - 도종환의 「길」 햇살 가득한 아침 후미진 골목길에서 마주친 나팔꽃. 가파른 담장을 끌어안고 영롱한 빛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억센 발톱과 쩌렁쩌렁 울리는 목청'들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살풋한 바람에도 온몸 흔들리며 이룩한 나팔꽃의 아침이 눈부셨다. 살가운 위로와 격려, 속 깊은 삶의 잠언 같은 것이 잠시 서성이는 내 시선을 거슬러 가만히, 그러나 당당히 전해져 왔다. 저 나팔꽃과 어울리려면 나는 어떤 목소리로 살아야 할까?' 우리 가는 길에 화려한 꽃은 없었다 자운영 달개비 쑥부쟁이 그런 것들이 허리를 기대고 피어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빛나는 광택도 내세울만한 열매도 많지 않았지만 허황한 꿈에 젖지 않고 팍팍한 돌길을 천천히 걸어 네게 이르렀다 살면서 한 번도 크고 억센 발톱과 쩌렁쩌렁 울리는 목청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2019. 10. 18. 그 길을 가고 싶다 꽃소식에 타향살이 하는 마음이 싱숭생숭해집니다. 조만간 '긴 출장'에서 돌아가 나도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 봄날에 아내와 함께 지났음이 분명한 저 길을 다시 "발목이 시도록" 걷고 싶습니다. *2008.4 2014. 3.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