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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2

너무 지당한 말씀의 『산산조각』 '국민학교' 시절 매주 월요일의 애국조회, 교장선생님의 훈화는 길었다. 지당하고 귀한 말씀이겠지만 친구와 나는 끝날 듯하면 이어지는 선생님 연설에 "에···"나 "또···"를 몇 번이나 나오는지 세며 지루함을 견뎌야 했다. 아침 햇살 속에 주변에 가끔 쓰러지는 아이가 있어도 '다아! 너희들을 위해!' 하는 말씀은 음의 높낮이도 흔들리지 않고 느릿느릿 계속되었다. 정호승의 『산산조각』에는 그런 지당한 말씀들로 가득하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 중에 이 있던가. '지당'도 너무 많거나 노골적이면 '지당'이 아니게 된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고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긍정과 순명(順命)의 내공은 내게 어렵다. 솔직히 '지당'을 넘어 '황당'까지 느껴진다. 나는 정호승이 이런 소재들을 .. 2023. 8. 5.
아! 양양 낙산사 지난 주말 속초와 양양을 둘러왔는데 오늘 그 일대가 불길에 휩싸였다니 놀랍고 가슴 아픕니다.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동해낙산사!" 라는 감탄부호를 찍어야 마땅하다고 했던 그 낙산사도 잿더미가 되었다고 합니다. 더불어 그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 숲도 사라졌다니 애석하기만 합니다. 느닷없는 화마에 정든 집을 순식간에 빼앗긴 사람들의 상황이야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본 연로하신 분들의 황망한 표정이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밤사이 비라도 퍼부어 남은 불길이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초여름 낙산사에 들렸을 때 담아둔 몇장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2004) 2005.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