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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부탄2

방콕2023 - 행복하라 송크란 마지막 날. 간밤의 치열한 전투를 치른 후의 풍경이 궁금해서 이른 아침에 람부뜨리 로드를 지나 카오산까지 걸어가 보았다. 예상외로 거리는 깔끔했고 조용했다. 물론 거리 곳곳에 서 있는 쓰레기차와 그 앞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덕분인 듯했다. 카오산에 들어서자 밤새 이어진 술자리를 아직 파하지 못한(혹은 새롭게 판을 벌인) 사람들이 여기저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그들은 요란스레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다간 갑자기 자기들끼리 물총을 난사하며 예의 그 비명과 웃음을 터뜨렸다. 숙소로 돌아와 사진과 함께 거리 상황을 설명해 주자 아내는 그런 나를 보고 무슨 종군기자 같다고 웃었다. '종군기자'의 상황 브리핑을 끝내고 아내와 파쑤멘 요새까지 걷는 산책을 나섰다. 왜 그런지 요새를 둘러싸고 서있는 우람한 .. 2023. 4. 19.
'드디어' 방콕에 가다 6 열대 과일 대한 이야기를 쓰다 보니 과일에 얽힌 몇몇 기억들이 떠오른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잘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들. 그런 소소한 기억들이 많을수록 삶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고 나는믿는다. 첫사랑, 첫만남, 첫키스, 첫여행 처럼 무엇이건 '첫'자가 들어가는 기억은 일생을 동반하는 법이다. 지금도 망고스틴을 먹을 때면 90년대 초 처음으로 (신혼여행 때도 못 타본) 비행기를 타고, 첫 외국인 인도네시아에 도착하던 첫날을 생각하게 된다. 저녁 식사를 겸한 환영식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니 먼저 와있던 동료들이 열대과일 오리엔테이션이라고 냉장고에 여러가지 과일들을 넣어두고 있었다. 망고스틴이 모양과 맛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주었다. 바나나와 파인애플 이외에는 열대과일을 알지 못하던 시절이라 듣지도 보지도 못한.. 2022.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