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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2

한여름 한낮 - 덕수궁과 그 부근 민어탕은 여름철 음식이다. 민어가 여름에 알을 낳기 때문이다. 봄철 도다리쑥국으로 유명한 을지로 입구에 있는 식당 충무집에서 계절 음식으로 민어탕을 낸다. 외출을 했다가 일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민어탕을 미끼로 아내를 불러냈다. 민어탕에는 원래 부레, 간 등의 내장이 들어가야 제맛이라고 한다. 충무집 민어탕에는 살덩이만 들어 있다. 그래도 구수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입에 붙는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시원한' 민어탕 한 그릇을 하니 한여름 더위가 만만해 보이기까지 했다. "벌써 팔월인데 까짓 더위라고 해봤자 이제 며칠이나 남았겠어?" 자못 호기롭게 아내에게 말해 보았다. 민어의 원래 이름은 면어, 면은 조기 면(鮸)이다. 민어와 조기는 사촌지간이다. 면의 중국식 발음이 민과 가까워서 복잡한 '면' 대신.. 2022. 8. 4.
맑고 깊은(潭) 햇살(陽)의 고장, 담양. *위 사진 : 담양의 대나무공원. 여름이 오면 아내는 늘 담양 명옥헌의 배롱나무를 이야기 한다. 팔년 전 여름 명옥헌을 찾아갔을 때 보았던 붉은 배롱나무 꽃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날이 더워지자 아내는 다시 그 이야기를 꺼냈다. 그 때 나는 올해는 여름이 가기 전에 기필코 담양의 명옥헌행을 실행하리라 마음 속에 숙제로 새겨 두었다. 이름처럼 햇살이 맑고 깊어 그럴까? 담양에는 대나무 숲이 많다. 우리나라 대밭 면적의 4분의 1이 담양에 집중되어 있다니 가히 우리나라의 대밭이라고 불러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주에서 국도를 타고 순창을 거쳐 담양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대나무골테마공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대나무 숲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 본 대나무 숲 중에 가장 깊고 서늘했다. 대나무 숲 사이.. 2012.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