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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럼2

대보름 쇠기 지신밟기의 흥겨운 풍물 가락, 달집 태우기,연의 줄을 끊어 액운과 함께 날려보내기, 이웃마을과 돌싸움, 더위팔기, 아홉가지 나물을 아홉 번 먹기, 부럼 같은 다채로운 행사와 놀이, 이야기가 대보름이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일은 못으로 깡통에 많은 구멍을 뚫어 불을 피워 돌리는 쥐불놀이였다. 일 년 중 유일하게 허락받은 보름 전날인 상자일(上子日) 저녁의 불장난. 이제 풍물은 아파트에서 사라졌고, 달집 태우기나 쥐불놀이는 텔레비전 뉴스에서나 만나게 된다. 더위팔기는 시시해졌다. 아침에 잠에서 깬 손자친구 1호에게 내 더위를 팔 수 없어 이름을 부르고 '니 더위 나한테 줘라' 했더니 무슨 장난인가 싶어 멍한 표정을 짓는다. 내력을 설명해 줘도 별 재미없다는 무관심의 표정을 지었다. 설날에서 보.. 2024. 2. 25.
인생은 이벤트 학창 시절 늘 유쾌함이 가득했던 딸아이가 '인생은 이벤트'라고 한 적이 있다. 특별함은 특별하게 만들어야 생긴다는 뜻이었다. ( *이전 글 : https://jangdolbange.tistory.com/169 ) 아내는 며칠 전부터 보름 준비를 했다. 오곡밥에 들어갈 재료와 말린 나물을 체크하고 부족한 것은 장을 봤다. 어제는 팥, 수수, 차조, 찹쌀, 검은콩이 들어간 오곡밥과 고사리, 가지, 호박오가리, 도라지, 토란대, 취나물, 무나물, 곤드레나물, 콩나물의 아홉 가지나물을 만들며 보냈다. 보통 때는 내가 부엌일을 담당하지만 명절 음식은 아직까진 아내가 맡아서 한다. 옛 음식들은 준비에서부터 복잡하고 조리 과정도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옛말에 말린 채소를 보름에 삶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 2021.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