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2 원래 다 사소했어 주말에 날씨가 궂을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오후에는 강수 확률 100%라는 걸 알면서도 우산을 안 가지고 산책을 나갔다.우산 쓰기 싫어하는 건 나의 좋지 않은 오래된 버릇이다.날씨는 흐렸지만 기온은 푸근했다. 얼음이 다 풀린 호수에는 오리들이 경쾌하게 헤엄을 치고 있었다.호수 둘레길을 걷고 나와 도서관으로 갔다.책을 읽다가 토닥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유리창에 빗방울이 맺혀 있었다.아내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비가 많이 온다며 우산을 들고 도서관으로 오겠다고 했다.장대비가 아니면 비 맞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라 처음엔 그러지 말라고 하다가 중간 지점에서 아내와 만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도서관 밖으로 나오니 안에서 보던 것보다 빗줄기가 제법 거셌다.내 우산살이 너를 찌른다면, 미안하다 비닐우산이여.. 2025. 3. 3.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따라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볼까 말할 뻔했다 - 복효근, 「무심코」- 간밤에 아내에게 짜증을 낸 끝에 말다툼을 했다. 부부싸움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문제로 일어날 리 없으니 사소한 일이 발단이다. 거기에 늘 그렇듯 나의 '밴댕이 소가지'가 더해졌다. 아내와 언쟁은 어차피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1분 화내고 10분 사과하는 미욱함과 비효율을 이번에도 반복했다. 그래도 아내가 사과를 받아주어 단잠을 잘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온다. 근처 공원길을 걸어볼까 했지만 아직 완전하.. 2023. 1.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