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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2

백제금동대향로 주말마다 초등학생의 딸과 아내와 함께 국토여행을 떠나던 때가 있었다. 30여 년 전 회사일로 인도네시아 주재에서 돌아온 직후였다. 처음으로 하는 이국생활은 호기심 넘치고 즐거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떠나온 국토에 대한 갈증이나 그리움 같은 것이 커져 갔다. 상심이 될 정도의 향수병은 아니었다. 다만 인도네시아에서 여기저기를 여행하다 보니 돌아가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준비해서 좀 '체계적으로(?)'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귀국해서 실행에 옮긴 것이다. 골곡이 많은 우리의 역사는 곳곳에 여러 가지 사연들을 남겨 그것들을 알아보고 현장에서 확인하는 일은 쏠쏠한 재미를 주었다. 여행의 첫 목적지는 경주였다. 살던 울산에서 가까워서 매 주말 서너 달 동안 지도에 형광펜을 그어가며 경주의 곳곳.. 2024. 1. 8.
지난 국토여행기 25 - 부여 READ BETWEEN THE LINES 바다 건너 중국과 일본까지 폭넓은 국제관계를 유지하며 왕성한 국운을 자랑하던 백제는 서기 660년 신라와 당나라의 공격에 700년 가까운 역사를 접고 멸망했다. 마지막 123년간 백제의 수도였던 사비(泗沘, 지금의 부여)는 한 때 가구 수가 무려 13만호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도시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백제나 부여에 걸맞은 유물이나 유적은 별로 남아 있는 것이 없고, 기록으로 전해오는 백제의 옛모습도 그다지 풍부하지 못하다. 단순히 망국(亡國)이기 때문이라면 고구려도 신라에 망했고, 그 신라 역시 고려에 망했지만 백제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다르다. 보통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기억하는 백제의 모습은 의자왕, 황산벌, 계백장군, 낙화암, 삼천궁녀 등 주.. 2013.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