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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3

북한산 영봉에서 인수봉을 보다 진짜 오래간만에 북한산에 올랐다. 북한산만이 아니라 산행 자체를 목적으로 산을 오른 건 아마 코로나 이후 처음인 것 같다.아내가 친구를 만나러 간 여백의 시간에 아내와 함께 할 수 없는 일을 고른 것이다. 북한산우이역에서 시작해서 우이계곡 - 백운대탐방지원센터 - 하루재 - 영봉 -용덕사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산행이었다. 오래간만이니 길지 않은 두 시간 반 정도의 코스를 잡았다. 영봉에서 바라보는 인수봉의 위용은 후텁지근한 장마의 더위를 잊게 하고도 남았다.나는 아무도 없는 영봉의 바위 위에 걸터앉아 사방을 조망하며 한껏 해찰을 부렸다.산은 자유요 바람이요 고욜세커서 좋고 깊어서 더욱 좋네- 김광섭의 시, 「세상」 중에서 -산 아래에 거의 내려와서야 길은 계곡으로 붙어 물을 만나게 해 주었다.오랜 산.. 2024. 7. 31.
북한산 송년 산행 대학 동기들과 매년 하는 송년 산행. 올해는 서울에 모여 북한산을 올랐다. 토요일 오후의 산행인지라 우이동 도선사입구까지 차로 이동하고, 깔딱고개 - 백운산장을 경유하여 정상인 백운대로 오르는 최단 경로를 잡았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인수봉의 거대한 모습이 눈에 잡히기 시작했다. 낙옆이 떨어진 숲은 늦가을을 지나 벌써 겨울의 정취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백운대에 오른 것은 근 10년만이다. 바윗길을 오르다 남쪽을 바라보니 첩첩이 겹쳐진 산능선이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아스라히 굽이쳐 흘러가고 있었다. 서울의 진산다운 깊은 맛의 풍경이었다. 대전에서 온 백운대 초행의 친구는 가뿐 숨과 탄성을 반복하여 뿜어냈다. 뜻밖에 중국인들이 많았다. 예전엔 볼 수 없던 광경이지만 요즈음 세태에 비추어 이해.. 2015. 11. 25.
지난 국토여행기8 - 아직 서울이 행복한 이유, 북한산 지방에서 거주하던 몇 해 전까지 해마다 명절이 오면 우리 가족은 이른바 ‘역귀향’대열에 합류해야 했다. 본가와 처가가 모두 서울에 있는 탓이었다. 서울을 오르내리는데만 이틀을 허비해야 했고 나머지 하루도 본가와 처가를 돌아야했으므로 우리 가족에게 공식적인 명절 연휴 3일은 사실상 계속적인 이동을 감수해야하는 강행군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서울로 이사를 온 후 생긴 좋은 점 중의 하나가 바로 그 명절 연휴가 그야말로 연휴다워졌다는 점이다.올 추석 연휴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붙어있어서 여느 해보다 긴 휴가가 되었다. 게다가 회사에서 연휴 뒤끝에 추가로 하루를 더 휴무로 정하면서 더욱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내와 나는 오래 전부터 계획하였던 북한산과 도봉산 등반을 실행에 옮기기로했다. 고작 높이 .. 2012.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