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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3

바람 불고 비오는 날 며칠째 날씨가 고르지 못하다. 어제 그제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오늘은 여전히 두터운 구름에 바람까지 분다. 오전에 잠깐 집 앞에 있는 마트에 다녀오다가 세찬 소나기를 만나기도 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기온도 떨어져 쌀쌀하고 을씨년스럽다. 창밖의 날씨가 궂을수록 상대적으로 집안의 아늑함과 포근함은 살아난다. 달달한 커피와 달달한 분위기의 음악, 그리고 달달한 영화를 아내와 나누며 집안에서 빈둥거렸다. 냉장고 속 묵은 재료들을 뒤져 따끈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에 제격인 날씨이기도 했다. 이럴 때 아내는 말한다. "장돌뱅이에게 나쁜 날씨는 없다!" 어디 날씨뿐이겠는가! 인생은 사람들 말처럼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랍니다 아침에 내린 비는 화창한 오후를 선물하지요 때로는 어두운 구름이 끼지만 모두 .. 2022. 10. 10.
내가 읽은 쉬운 시 126 - 김용택의「비오는 날」 눈이 떠진 아직 캄캄한 새벽. 옆자리 잠든 아내의 고른 숨소리가 편안했다. 거실로 나가 창문을 조금 열고 소파에 누워 빗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파트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빗소리가 고요한 새벽어둠을 건너 방으로 들어왔다. 토닥토닥. 정원에 심어진 나무 잎에 떨어지는 소리이리라. 마른 장마 끝에 모처럼 내리는 빗물을 맹렬히 빨아들이는 나무들의 숨소리도 더해졌을 것이다. 그 나무에 둥지를 튼 새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몸을 웅크려 날개 죽지에 부리를 묻고 비를 견디고 있을까? 왜 새들은 둥지에 지붕을 만들지 않는 것일까? 『숫타니타파』의 게송(偈頌)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평안하라. 안락하라." 그러다 스르르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2019. 7. 11.
내가 읽은 쉬운 시 29 - 임석재의「비 오는 날」 비 오는 하루 어떻게들 보내시는지요? 저는 오래간만에 찾아준 딸아이 부부와 함께 아내가 만들어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시시덕 거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고소하고 쏠쏠합니다. 조록조록 조록조록 비가 내리네. 나가 놀까 말까 하늘만 보네. 쪼록쪼록 쪼록쪼록 비가 막 오네. 창수네 집 갈래도 갈 수가 없네. 주룩주룩 주룩주룩 비가 더 오네. 찾아오는 친구가 하나도 없네. 쭈룩쭈룩 쭈룩쭈룩 비가 오는데 누나 옆에 앉아서 공부나 하자. 2015.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