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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2

3·1절 105주년 일제 강점기 망령들의 무덤을 파내어 해괴한 분칠로 재활용을 하고, 독도를 국토에서 지우는가 하면, 식민지의 수탈과 폭력과 학살을 근대화로 왜곡하고, 횟집 수조의 물을 퍼마시며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괴담이라 윽박지르는 저들도 오늘 기념식 장에서는 독립, 민족, 조국, 통일같은 말을 입에 담을까? "저 왜적들은 조금 강성함을 믿고 기세가 교만하여 이웃 나라를 협박하는 것을 능사로 하며, 맹약(盟約) 파괴하는 것을 장기로 삼아 이웃의 의리와 각국의 공론도 돌보지 않고 오로지 나라를 빼앗으려는 방자한 짓을 꺼리지 않습니다. ······마땅히 먼저 박제순 이하 다섯 역적의 머리를 베어 나라 팔아넘긴 죄를 밝히고······" 1905년 을사늑약에 분노하여 면암 최익현이 쓴 「請討五賊疏(오적들을 처단할 것을 청하는 상.. 2024. 3. 1.
내가 읽은 쉬운 시 62 - 정희성의「불망기(不忘記)」 삼일절. '세 번도 더 부정'하고픈 해묵은 현실 속에 우리들의 꿈은 여전히 '압핀에 꽂혀'있다. 내일엔 또 다른 내일의 파도가 오겠지만 오늘 우리가 할 일은 외치는 일이다. 만세! 만세! 만세! 내 조국은 식민지 일찍이 이방인이 지배하던 땅에 태어나 지금은 옛 전우가 다스리는 나라 나는 주인이 아니다 어쩌다 아비가 물려준 남루와 목숨뿐 나의 잠은 불편하다 나는 안다 우리들 잠 속의 포르말린 냄새를 잠들 수 없는 내 친구들의 죽음을 죽음 속의 꿈을 그런데 꿈에는 압핀이 꽂혀 있다 그렇다, 조국은 우리에게 노예를 가르쳤다 꿈의 노예를, 나는 안다 이 엄청난 신화를 뼈가 배반한 살, 살이 배반한 뼈를 뼈와 살 사이 이질적인 꿈 꿈의 전쟁, 그런데 우리는 갇혀 있다 신화와 현실의 어중간 포르말린 냄새나는 꿈속 .. 2017.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