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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공원3

여기가 어딘가다 목련에 이어 벚꽃이 피더니 이내 흩날리듯 사라지고 바람결에 묻어오는 라일락 향기와 함께 발길 닿는 공원 곳곳에 철쭉이 눈부시다. 사람들이 옮겨 심고 가꾸었다 해도 꽃은 스스로 피어난 것이다. 십일 넘어가는 꽃이 없다 하지만 저 맹렬함을 누가 덧없다 말할 수 있으랴. 짧아서 진하고 더 강렬한 꽃길을 아내와, 그리고 가끔은 마음을 나누는 이웃과 함께 걸었다. ↓ 공원은 바삐 지나치는 곳이 아니라 해찰을 부리는 곳이다. 더군다나 꽃이 있는 시공간임에랴 ······. ↓한강변을 따라간 햇살이 좋은 날에는 윤슬이 반짝여 강물도 꽃이 된다. 아내와 가만히 앉아 그런 강과 오고 가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간도 그렇다. 서울숲의 튤립은 작년에 비해 성기게 심어져 있었다. 아쉬워하다가 듬성듬성 빈 공간이 여유로워 보이기도 .. 2022. 4. 29.
서리풀공원 걷기 아내와 서리풀공원을 걸었다. 코로나에 밀려 매번 집 근처 한강 주변만 걷다가 모처럼 먼(?) 길을 나선 것이다. 대중교통도 오래간만에 이용해 보았다. 강남 성모병원 옆길로 공원에 들어 방배역 쪽으로 빠져나왔다. 아내에게 보조를 맞춰 쉬엄쉬엄 천천히 걸으니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예상했던 대로 산철쭉은 만개의 절정을 지나 끝물이었다. 이런저런 일로 미루다 일주일 정도 늦게 공원을 찾은 탓이다. 연초록의 잎들이 성긴 꽃잎 사이로 고개를 디밀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라진 것들에 연연하기보단 눈과 마음을 열어 지금 주어진 것들을 즐기며 살 일이다. 계절은 우리의 선택적 기호와 상관없이 매 순간마다 어떤 절정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는가. 공원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주변의 소음이 잦아들었다. 이름만으로 들끓.. 2021. 4. 30.
발밤발밤42 - 서리풀공원 강남고속버스터미널 3번 출구로 나가면 성모병원 옆쪽에 서리풀공원 입구가 나온다. 이곳에서 서리풀공원을 통과하여 방배역 4번 출구까지의 거리는 대략 4km. 아내와 천천히 걸으니 1시간30분 정도가 걸렸다. 짧은 구간이었지만 오르내리막과 평탄한 길이 아기자기하게 반복되어 짜임새 있는 느낌을 주었다. 일부 구간을 빼곤 대부분이 흙길인 점도, 휴일임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가로웠던 점도 좋았다. 단풍이 들 무렵 다시 한번 오기로 아내와 의견 일치를 보았다. 추석 이후 아내와 걷기를 다시 시작했다. 주로 서울 시내의 공원과 산자락의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었다. 당분간 먼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사정이라 간단한 외출을 겸한 걷기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만족감만큼은 결코 먼 여행에서 얻는 것에 못지 않았다. .. 2018.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