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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포인트 스페이스 파타야3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3 유수풀 - 워터슬라이드 - 파도풀. 저하는 여행 내내 세 곳을 번갈아 가며 쉬지 않고 흘러가고 미끄러지고 출렁거렸다. 함께 따라다니다 가끔씩 갑자기 저하를 안으면 품 안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렸다. "안 돼요. 빨리 저기 가야 돼요!" 미리 말을 하고 다가서면 사력을 다해 수영으로 도망을 갔다. 성큼성큼 쫓아가서 다시 꼭 안으면 저하는 싱싱한 물고기처럼 요동을 쳤다. 팔과 가슴에 전해지는 그 작은 꼼지락거림이 좋아서 자꾸 안아 보고 싶었다. 저하도 말과는 달리 그리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었다. 웃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영혼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중에서 - 2023. 7. 6.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2 스페이스 호텔의 수영장에는 저하에게 3개의 놀이터가 있다. 물이 흐르는 풀(유수풀)과 물미끄럼틀(워터슬라이드), 그리고 파도가 치는 풀장이다. 저하는 잠시도 쉬지 않고 세 곳을 교대로 옮겨 다녔다. 나는 저하를 근접 경호(?) 하며 함께 놀았다. 가끔씩 아내가 역할을 교대했다. 유수풀은 숲 사이로 흐르는 물로 이어져 계속 따라가면 원점으로 돌아오는 형상이었다. 물의 깊이는 1미터로 일정해서 어린아이들에겐 최적이었다. 곳곳에 안개가 뿜어져 나오거나 동굴과 폭포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저하는 그런 코스를 지날 때마다 마귀나 독거미와 싸우는 상상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지어냈다. 물에 떠내려 가는 나뭇잎을 헤엄쳐 구해내(?) 소중한 보석처럼 손에 쥐고 다녔다. 나는 가끔씩 물속으로 잠수하여 저하의 다리를 낚아채며.. 2023. 7. 5.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1 2017년 아직 손자저하가 채 한 살이 되기 전 방콕을 여행한 적이 있다. 출산과 육아로 고생을 한 딸과 사위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에, 손자가 태어나면 열대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는 아내의 오랜 소망을 담은 여행이었다. 나는 인천공항 출발 라운지에서부터 돌아와 공항에서 헤어질 때까지 캥거루처럼 저하를 앞에 품고 다녔다. 손자도 나만 바치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식구들은 아마 전생에 연인 관계인 것 같다고 킥킥거렸다. 품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저하의 몸짓과 옹알거림은 감미로웠다. 저하는 그 뒤로 우리(아내와 나, 딸아이네)와 마카오를 여행했고 제 부모와 서너 번의 해외여행을 더 했다. 그리고 하늘길마저 정지시킨 코로나가 왔다. (코로나 시기에 태어난 둘째저하는 제 형과 같은 여행 경험을 할 .. 2023.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