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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2

제주살이 29 - 올레길 10코스(2) 올레 10코스의 두 번째 걷기는 모슬포에서 시작하여 송악산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았다. 산방산을 정면에 두고 걷고자 했기 때문이다. 걷기 전 하모리의 영해식당에서 처음으로 몸국을 먹었다. 못내 궁금했던 음식이었다. 원래 몸국이 외지인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는 맛은 아니라는데, 이곳의 몸국은 구수하니 먹을만했다. 원래 몸국의 맛이 그런지 아니면 여행자들에 맞추어 조정된 맛인지 판단할 근거가 내겐 없다. 아무튼 괜찮은 맛이었다. 몸국은 공식(公食) 그 자체이다. 큰일에 돼지를 잡아 추렴할 때 다 함께 먹는 몸국은 돼지모자반탕이다. 단순한 국이 아니라 오래 끓인 진한 탕국이다. 돼지를 잡아 고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끓이다가 메밀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만든다. 잔칫집에서 가문잔치 전날,.. 2021. 11. 29.
바람 부는 제주2 (끝) 강정마을 강정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마을 곳곳에 붙여지고 세워진 현수막과 깃발의 글귀들이 알려주고 있다. 며칠의 휴가를 이곳에 찾아가 기도를 하는데 써버린, 그래서 먹고 놀다만 온 우리의 제주여행을 부끄럽게 한 분을 알고 있다.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은 나가라는 말에 주민등록지를 아예 그곳으로 옮긴 신부님도 있다고 한다. 주민들이 마을 일에 가장 일차적인 당사자이긴 하지만 꼭 강정마을에 살지 않아도 내가 사는 국토의 한 부분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나를 누구의 국토라 말하지 마라 어느 누구의 배타적 영토라 말하지 마라 그들은 그 국토 안에서 다시 수많은 국토와 수많은 정부를 두어 생명을 분리하고 분열시켰다 나는 그 죽음의 이름을 떠나 푸른 파도 가운데 있으리라 국토는 .. 2013.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