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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2

내가 읽은 쉬운 시 138 - 박상문의 「송편」 태풍 링링이 아파트 화단의 크고 작은 나무를 허리가 휘어지게 마구 흔들던 날. 아내는 서예 공부를 위해 붓을 잡고 나는 그 옆에서 송편을 만들었다. 마치 옛날 떡을 써는 어머니와 글씨로 겨루었다는 한석봉 고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물론 나의 '참패'였다. 송편과 붓글씨를 바꾸어 했어도 결과는 아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흰색 송편은 그냥 맵쌀가루로 만들 것이고, 녹색은 녹차가루를, 주황색은 단호박을 첨가한 것이다. 다 준비된 재료로 겨우 40개 정도의 송편을 빚었을 뿐인데 생각 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게다가 그 중 몇 개는 쪄내고나자 표면이 터지거나 갈라졌다. 그래도 성한 것을 골라 담으니 다행히 아내와 나의 한 끼 식사 분량이 되었다. 쌀 쌀 쌀을 곱게 빻아서 말랑말랑 쫄깃쫄깃 반죽해 동.. 2019. 9. 9.
송편 딸아이가 한국에서 왔다. 추석이라해서 별다른 분위기가 느껴질 리 없는 샌디에고이지만 송편이라도 사다가 간만에 함께 모인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이국에서의 추석 기분을 내려고 했는데, 마침 이곳의 한 한인은행에서 고객들을 위해 사무실 한 쪽에 송편을 마련해 놓았다. 그것으로 추석 음식을 대신하였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김종길의 시, “설날 아침에” 중에서 - (2010.9) 2014.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