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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38 - 박상문의 「송편」

by 장돌뱅이. 2019. 9. 9.


태풍 링링이 아파트 화단의 크고 작은 나무를 허리가 휘어지게 마구 흔들던 날.
아내는 서예 공부를 위해 붓을 잡고 나는 그 옆에서 송편을 만들었다.
마치 옛날 떡을 써는 어머니와 글씨로 겨루었다는 한석봉 고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물론 나의 '참패'였다. 송편과 붓글씨를 바꾸어 했어도 결과는 아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흰색 송편은 그냥 맵쌀가루로 만들 것이고, 녹색은 녹차가루를, 주황색은 단호박을 첨가한 것이다. 
다 준비된 재료로 겨우 40개 정도의 송편을 빚었을 뿐인데 생각 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게다가 그 중 몇 개는 쪄내고나자 표면이 터지거나 갈라졌다.
그래도 성한 것을 골라 담으니 다행히 아내와 나의 한 끼 식사 분량이 되었다.


쌀 쌀 쌀을 곱게 빻아서
말랑말랑 쫄깃쫄깃 반죽해
동글 동글 동글 굴리자
콩 쏙쏙 깨 쏙쏙 넣었지

내가 만든 송편 맛있어
모양은 우굴쭈굴 미워도
햇솔잎에 푹푹 쪄내면
콩송편 깨송편 모두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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