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플레오믈렛2

바람 불고 비오는 날 며칠째 날씨가 고르지 못하다. 어제 그제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오늘은 여전히 두터운 구름에 바람까지 분다. 오전에 잠깐 집 앞에 있는 마트에 다녀오다가 세찬 소나기를 만나기도 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기온도 떨어져 쌀쌀하고 을씨년스럽다. 창밖의 날씨가 궂을수록 상대적으로 집안의 아늑함과 포근함은 살아난다. 달달한 커피와 달달한 분위기의 음악, 그리고 달달한 영화를 아내와 나누며 집안에서 빈둥거렸다. 냉장고 속 묵은 재료들을 뒤져 따끈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에 제격인 날씨이기도 했다. 이럴 때 아내는 말한다. "장돌뱅이에게 나쁜 날씨는 없다!" 어디 날씨뿐이겠는가! 인생은 사람들 말처럼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랍니다 아침에 내린 비는 화창한 오후를 선물하지요 때로는 어두운 구름이 끼지만 모두 .. 2022. 10. 10.
3차 백신과 한파주의보 산 아래 외진 마을 문 굳게 닫혔는데 냇가 다리 해 저물자 푸른 연기 오르네. 돌샘은 얼어붙고 발자취 끊겼으니 아마도 산골 아낙네는 눈 녹은 물로 밥 지으리. (山下孤村深閉門, 溪橋日晩靑煙起. 石泉凍合無人蹤, 知有山妻炊雪水.) -백호 임제, 「매서운 추위(苦寒)」- 해가 저물면서 샘은 얼어붙고, 인적이 끊긴 산 아래 외로운 집.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습이 춥고 을씨년스럽다. 그래도 눈 녹은 물로 손을 불어가며 밥 짓는, 푸른 연기에 조금은 따뜻해진다. 산다는(生活) 건 물(氵)을 혀(舌)에 적시는 일이다. 잘 먹는 일이다. 3차 백신을 맞았다. 주사 맞은 자리가 뻐근하고 머리가 좀 찌뿌둥한 것을 빼곤 앞선 1,2차보다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엄격히 준수하는 아내는 2∼3일 동안 운동과.. 2021. 12. 17.